귀로 듣는 조경만사, 가려운 곳 긁어주는 조경 팟캐스트 ‘꽃길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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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8-02-12 17:19 조회4,79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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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로 듣는 조경만사, 가려운 곳 긁어주는 조경 팟캐스트 ‘꽃길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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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복·노회은·윤호준·박혜진
꽃길사이 크루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1인 미디어 시대, 다변화하는 매체 환경에서 조경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 시도되는 것으로 보인다. 조경과 관련한 온갖 이야기를 귀로 들려주고, 또 조경인들이 하고 싶은 말을 전하는 마이크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패기 넘치는 젊은 조경인들이 있다. 지난 9월 4일 개국한 조경 팟캐스트 ‘꽃길사이’ 크루들의 이야기다.
‘꽃길사이’는 ‘꽃길’ 걷는 ‘사’람들 ‘이’야기의 준말로, 식물을 주로 다루는 분야들의 속성을 은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또한 조경인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꽃길만 걸으며 승승장구하길 바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
크루는 디렉터와 메인진행을 맡고 있는 이동복 씨를 필두로 각자 영역에서 활동 중인 노회은, 윤호준, 박혜진 네 사람으로 이뤄졌다. 평소 팟캐스트에 관심이 많았던 이동복 씨는 일반인과 조경 분야 종사자들이 관련 정보와 매체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회사를 그만둔 것을 계기로 평소 생각을 실행에 옮겼다. ‘꽃길사이’를 “퇴사가 나에게 준 선물”이라고 말하는 그는 앞으로의 모험이 기대되는 듯 만면에 미소가 가득했다.
동료를 찾아 나선 이동복 씨는 조경설계사무소를 다니는 대학원 동기를 통해 윤호준 씨를 소개받았다. 환경과조경 통신원 오비모임 아라리의 부회장을 맡고 있고, 넓은 인맥을 자랑하는 그의 역할이 필요했다. 다음으로 위트 있는 입담가를 찾았다. 바로 노회은 씨다. 두 사람은 이동복 씨가 건설사 재직 당시 아파트에 가드닝을 적용시키기 위해 수목원에서 교육받았던 인연으로 만나게 됐다. 노회은 씨도 오래전부터 팟캐스트 방송을 구상해 왔는데, 세 사람의 뜻이 맞아 ‘꽃길사이’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결성된 세 명의 크루는 곧장 방송을 시작했다. 이들은 조경 전문가들의 축적된 지식을 전파하는 지식소상공인 역할을 표방하고, 여러 사람의 현장경험을 공유한다는 방향성을 세웠다.
“팟캐스트는 많은 사람의 경험을 목소리를 통해 직접 듣고 댓글을 통해 피드백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너무 일에 치중된 이야기보다 조경인의 삶의 이야기를 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글로만 전하는 것과 다른 인간미가 있을 것이다. 다양한 질문을 하면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 본인의 모습이 어땠으면 좋을지 등 소소한 이야기를 함께 묻고자 한다.”
처음에는 조경 관련 직업과 에피소드 중심으로 방송을 시작했다. 조경을 전공하고 인접 분야와 전혀 다른 타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학생 때는 설계, 시공으로 직업을 한정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꽃길사이’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섭외해서 삶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통해 조경 전공자들이 방향을 모색하는 데 있어 참고할 만한 하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첫 과제로 삼았다.
노회은 씨는 “조경 전공자들의 진출 분야가 생각보다 다양하다. 학생, 신입사원 때 노하우를 미리 알았다면 덜 힘들었을 것이다. 팟캐스트의 장점을 살려 수입이나 민감한 부분까지 적나라하게 다루는 것이 목표다”며 “조경의 경기는 안 좋지만 관심은 절정이다. 조경은 시사나 정치처럼 민감하지 않고 보다 유연한 콘텐츠란 장점을 십분 살려 나갈 것”이란 포부를 밝혔다.
“조경이 우리에게만 확실한 키워드다. 일단 그것부터 깨야 한다. 요리 프로그램이 뜨더니 이제 쉐프는 요리를 하지 않아도 예능에 단골로 등장한다. 조경가도 이러한 스타가 필요하다. 팟캐스트에서 사람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줌으로써 스타를 발굴하는 역할도 가능하다고 본다.”
콘텐츠의 범위는 점차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처음엔 직업 소개 및 시기적으로 맞물린 조경 관련 이슈를 다루지만, 식물재료 수급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 장소와 연관된 주변의 세부적인 콘텐츠, 러브하우스와 같은 기획 콘텐츠를 발굴해 ‘조경 아닌(듯한) 조경 이야기’를 통한 외연 확장을 장기적인 목표로 두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는 중이다.
윤호준 씨는 “어떤 프로젝트도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없다. 개인의 지식만으로 통하는 시대가 아니다. 다양한 전문가의 협업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조경 관련 직업군을 소개했다면, 향후에는 조경인만이 아니라 전혀 다른 사람들이 만나서 어떤 식으로 가능성을 만드는지를 보여주려 한다. 팟캐스트를 통해 그들을 이어주는 커넥터가 될 것”이란 의지를 보였다.
홍일점 박혜진 씨를 빼놓을 수 없다. 네 사람 중 유일한 여성 크루이자 학생으로, 방송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다. 활발한 대외활동으로 어린 나이임에도 이미 다양한 실무자들과도 교류하고 있는 그는, 학생기자 활동과 서울시 주최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 일사천리 팀의 인연으로 첫 방송 게스트 출연 이후 바로 고정 멤버 자리를 꿰찼다.
박혜진 씨는 “방송을 듣게 하려면 듣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당연히 재미도 있어야 한다. 전문 직업군 이야기도 좋지만 학생들은 겉으로 알 수 없는 것을 훨씬 듣고 싶어 한다. 드러난 이야기는 이미 반복돼서 식상하다”며 “인터넷이 발달하고 매체가 많으니까 정보가 널렸다고 하지만, 내실 있는 내용은 공개된 곳에서는 이야기되지 않는다. 수도권과 지방의 정보 차이도 있다. 술자리에서만 오갈 수 있는 이야기도 풀면 좋을 것이란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다. 학생에게 유용한 정보를 캐내고 학생들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꽃길사이는 조경과 그 주변의 일상적인 이야기가 오고가는 커뮤니티가 되려 한다. 팟캐스트를 통해 조경의 저변 확대가 되길 희망한다.”
‘꽃길사이’ 크루 네 사람의 염원이 담긴 말이다. 젊은 조경인들의 목소리에 힘을 보탠다.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