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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 ① - 대상] 김인선, “피크닉을 즐기는 N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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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8-10-15 10:03 조회3,3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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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피크닉을 즐기는 N가지 방법
김인선 작가
  
1_BLU7722.jpgⓒ유청오


[환경과조경 박광윤 뉴스팀장] “사람마다 피크닉을 가는 이유는 다양하다. 날씨가 좋아서 나빠서, 마음이 기뻐서 우울해서, 혹은 그냥 멍 때리고 싶을 때!”

다양한 이유만큼이나 다양한 경험을 주기 위해 준비해 봤다는 김인선 작가의 “피크닉을 즐기는 N가지 방법”이 ‘2018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김인선 작가는 이번 작가정원의 공모 주제가 “서울의 피크닉”이라는 말을 듣고, 사람들이 피크닉을 하는 이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다. 하지만 좀처럼 간단하게 정리되지 않았다.

‘피크닉을 하는 이유가 다양하듯 피크닉 공간도 다양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고, ‘한 개처럼 보이는 긴 테이블’을 놓고 이것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정원을 구성하게 됐다.

정원의 정면에는 긴 테이블이 놓인다. 이곳에 앉아 음식을 먹고 담소를 나누는 등 피크닉을 즐기다가 양옆으로 돌아나 있는 길을 따라 들어가면 또 다른 피크닉을 즐길 수 있다. 좌측 길로 들어가면서 긴 테이블은 넓은 평상 마루가 되고, 우측 길로 들어가면 무언가 숨겨진 공간을 만나게 된다.

공간에 레벨 차이를 둬서 걸터앉는 앉음턱이 되기도 하고 아빠 다리로 앉는 평상이 되기도 한다. 해가 비춘다거나 바람이 부는 등 날씨와 같은 변수들이 결합하면서 공간 체험은 더욱 다양해진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지만 ‘긴 테이블로 연결된 하나이면서 다양한 공간’을 이루는 것이 작품의 콘셉트이다.

작가는 벽 뒤로 숨겨진 테이블과 마루도 잘 보아 달란다. 앞에서 보면 긴 테이블만 포인트 같지만 벽 뒤로는 그에 못지않은 또 다른 경험이 펼쳐진다는 것.

식재는 처음 설계 당시 산딸나무를 심어 큰 그늘을 제공하려고 했다. 그런데 부지를 배정받고 보니 주변이 모두 큰 나무들이어서 너무 어두워지지 않게 나무의 크기를 조절했다. 부지 중앙에 설치한 벽 앞에는 쇼 기간을 고려해 가을에 돋보이는 그라스류와 하늘거리는 멋진 모습의 야생화를 혼식해 행사 기간 동안 아름답게 피어나도록 했다. 사계절을 고려한 식재를 통해 일 년 내내 다양한 경험이 가능하도록 했다.

사계절 다양한 경험을 주는 정원인 만큼 관람객들이 하루만이 아니라 여러 날을 찾아와 다양하게 즐겼으면 하고, 카페같은 느낌으로 편하게 머물다 갔으면 좋겠다는 것이 작가의 바람이다.
 
 
<인터뷰>
정원은 매일 배우고 매일 성장하는 ‘끝없는 교육’ 
 
김인선a.jpgⓒ유청오
김인선 작가 / 가든샵 팀펄리
 

“정원에 관심이 많아서 윤영주, 박준서, 이주은 작가의 정원을 도와 4번의 정원박람회에 간접적으로 참여한 적이 있다. 제가 크게 도움이 된 것은 아니지만 모두 대상을 타셨다” “와우 대단하다. 이번에 첫 참가 첫 수상을 하는 것 아니냐?” “흐흐 너무 많이 배워서 이미 수상한 느낌이다”


작가정원이 한창 조성중이던 지난달 20일 김인선 작가와 주고받은 이야기다. 그는 소속 회사인 팀펄리가든의 이주은 대표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줘서 박람회에 참가하게 됐다며, 정원 조성 기간에 일을 많이 못해 죄송하다고 했더니 “꼭 수상하라”고 응원해 주셨다고 “팀펄리가든 만세!”를 외쳤다.

이런 대화가 날개짓이 됐을까. 정말 거짓말처럼 김인선 작가는 ‘2018서울정원박람회’에서 대상을 탔다.

수상소감을 부탁드린다.

이번 정원박람회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회사에서 진행하는 실무와 별개로 하나의 프로젝트에 대해 일일이 신경쓰고 책임을 지는 부분이 있어서 배움이 컸던 듯하다. 더불어 '아직도 배울 것이 많구나, 앞으로 더 잘 해야겠구나, 내가 정원을 정말 사랑하는구나'하는 것을 새삼 느꼈다. 아침에 일어날 때는 몸이 너무 힘들었지만 머릿 속에는 정원을 조성하는 생각으로 매일 매일이 설렜다. 매일 매일 설렜던 만큼 너무 소중했고 행복했고 감사했다. 오늘 개막식 전에 와보니 시민들이 제가 생각했던 대로, 혹은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정원을 이용해 주시더라. 너무 뿌듯하고 큰 선물을 받은 느낌이 들었다. 이번 정원은 혼자 만든 것이 아니고 주변에 많은 도움으로 만든 결과물다. 내 주변에 좋은 분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느끼는 기회였고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서울정원박람회에 참여한 계기는?  
원래 정원박람회에 관심이 많았다. 여러 정원박람회를 찾아다니며 사람마다 어떻게 다른 정원을 만들었는지 보기도 하고 실제 작가정원을 조성하는 데 도와드리면서 참여하기도 했다. 그렇게 조금씩 경험하면서 나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에 이주은 대표님이 공고가 나왔다고 지원해 주셔서 용기를 냈다.
 
정원을 조성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다. 가벽을 시공하기로 했던 분이 못 오시게 되는 갑작스런 상황이 있었지만, 다른 좋은 분을 소개받아서 일정에 차질 없이 마칠 수 있었다.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이런 일들은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그때마다 계속 당황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하다.  

서울정원박람회와 다른 정원박람회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서울정원박람회는 여타 다른 정원박람회와 비교했을 때 특성을 잘 모르겠다. 정체성을 찾아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원에 작품을 조성하고 존치한다는 것이 강점이다. 정원도 자주 이용하고 관심을 가지고 봐주어야 유지 관리도 잘 된다. 서울시에서도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아 안심이 된다. 

나에게 정원이란?
한 마디로 말하기엔 어려운 질문이다. 정원은 배울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아서 끝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날은 자재를 내리는 것을 보고 지게차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또 집 근처 식물원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식물들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관찰하고 있다. 이렇게 매일 매일이 배움이어서 매일 매일 성장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정원은 ‘끝없는 배움’이라고 말하고 싶다.